“여의도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정치는 분명 지력(地力)을 다한 것 같다. 이젠 객토(客土·토질을 개량하기 위하여 다른 곳에서 흙을 파다가 논밭에 옮기는 일)를 해야 할 것 같다.”
이재오 특임장관(사진)은 20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19일에도 이 장관은 “오늘 (국무)총리와 전 국무위원들과 정부 기관장들이 국회에서 (시간을) 허비했다. 야당 방해 때문이다. 안타깝다”라고 올렸다.
정치권에서 이 장관이 사용한 ‘객토’란 표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는 4일 미래한국리포트 발표회에서도 “객토를 하고 정치적 대결단과 정치 개혁, 정치적 변화 없이는 한국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객토’라는 용어가 ‘판을 다시 짜는’ 정치적 의미로 비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의 실세인 이 장관의 발언이 여권 수뇌부의 교감을 거쳐 나온 것이라면 정계 개편까지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장관의 ‘객토론’은 평소 ‘개헌 전도사’로서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개헌 공론화를 예고한 만큼 예산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경우 개헌 이슈를 끄집어내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을 토로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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