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긴급타전 “한국군 서해훈련 반발” 해석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CNN 정규방송 중단하고 촉각
NHK “육상 포격 매우 이례적”

포탄이 발사된 北개머리 해안포 기지 23일 연평도를 향해 200여 발의 포탄이 발사된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 개머리 해안포 기지 모습. 해안포를 배치한 동굴 진지(빨간 원)가 선명하게 보인다. 연평도에서 강령군 개머리까지의 직선거리는 12km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포탄이 발사된 北개머리 해안포 기지 23일 연평도를 향해 200여 발의 포탄이 발사된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 개머리 해안포 기지 모습. 해안포를 배치한 동굴 진지(빨간 원)가 선명하게 보인다. 연평도에서 강령군 개머리까지의 직선거리는 12km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3일 오후 2시 반경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 도발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외신들도 ‘긴급속보(breaking news)’로 타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 포격이 연평도에 떨어져 60∼70채 민간 가옥이 불에 타고 있다”며 “한국 역시 즉각 대응 포격에 나섰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북한이 핵무기 원심분리기를 공개해 남북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던 상황에서 사건이 터졌다”며 “이번 교전은 천안함 침몰 사건이 일어난 지역 근처”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또 “연평도 마을이 불타며 섬은 연기로 자욱하게 뒤덮였고, 민간인들도 긴급하게 대피했으나 최소 2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현 포격 상황과 함께 북한 도발의 배경에 대해서도 발 빠르게 분석했다. AP통신은 “교전이 일어난 지역은 오랫동안 남북 사이에 가장 긴장감이 높았던 ‘일촉즉발의 위기 지역(flash point)’이었다”며 “이 지역은 천안함 사태를 포함해 6·25전쟁 이후로 가장 ‘유혈 충돌(bloody skirmishes)’이 잦았으며, 북한은 유엔이 정한 이 지역의 군사분계선을 인정하지 않는 역사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런 도발이 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CNN뉴스는 포격이 발발한 지 1시간 정도 지난 3시 반경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속보로 연평도 도발을 보도했다. 헤드라인을 ‘남북 긴장(Korean Tensions)’이라 부르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북한의 포격에 남한도 곧바로 대응했으며 전투기를 현장에 급파하는 등 신속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영국 BBC방송과 미 폭스뉴스 등도 긴급 뉴스로 현장 소식을 전하며 사태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었으며, 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영국 더 타임스 등 주요 신문들도 인터넷 홈페이지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긴급하게 뉴스를 전했다.

NHK와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도 이날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NHK는 “북한의 해안포 공격으로 연평도의 일부 주택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주민들은 모두 대피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NHK는 남한과 북한의 경비정이 서해 해상에서 총격전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북한이 “육상을 겨냥해 직접 포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NHK는 북한의 포 사격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서해 한국군 훈련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한편으로는 김정은으로의 후계 문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지통신 인터넷판도 “북한이 이날 연평도를 향해 수십 발의 포격을 발사했고 한국군도 이에 대응사격을 벌이면서 이 지역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며 “북측의 포격으로 연평도의 민가 60∼70채가 화염에 불타고 사상자도 발생했다”고 긴급 보도했다. 일본 정부 역시 주한 일본대사관, 방위성, 해상보안청 등 정부 기관을 총동원해 관련 정보 수집 및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향하려던 항공기가 북한의 포 사격 소식을 접하고 한때 출발을 연기했다가 비행기 착륙과 관련한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후 뒤늦게 출발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대변인은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해안포 발사 소식을 언급하며 “관련 보도를 주의 깊게 봤다. 당사자는 냉정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 인터넷판은 한국 언론을 인용해 북한이 발사한 포탄 몇 발이 한국 서부 연평도에 떨어져 가옥 여러 채가 부서지고 주민 몇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한국군 4명도 부상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한국 국방부 대변인이 “북한의 불법적인 도발에 한국군이 즉각 자위 차원에서 대응 포격했다”고 전했다. 홍콩 펑황(鳳凰)망도 한국 합참의 발표를 인용해 이날 상황을 보도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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