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전격 방문… 굳은 표정의 MB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후 8시 40분경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전격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에 청와대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2시 36분경 ‘1보’를 받은 뒤 핵심 참모들과 함께 청와대 지하별관의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지하벙커)로 이동해 합동참모본부, 해군작전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지휘관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현지 포격 및 피해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았다.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한민구 합참의장과의 화상회의에서 군사작전과 관련된 지시도 내렸다고 한다. 특히 이 대통령은 포격전이 전개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몇 배로 응징하라” “추가 도발 조짐이 보이면 북한 미사일기지도 타격하라”는 말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화면을 통해 민간인 주택에 연기가 나는 것을 직접 보며 “군과 민간인 피해를 철두철미하게 챙기라”고 지시했다.
합참은 이 대통령에게 “(북한의 도발은) 우리 군의 호국훈련을 핑계로 한 국지도발로 판단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등이 속속 청와대에 도착하자 이 대통령은 오후 4시 반경부터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의 대응 기조를 정리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에게는 동맹국들에 북한의 도발 사실을 알리고 우리나라와 상호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라고 외교적 대응책도 당부했다.
홍 수석은 오후 6시 5분경 북한의 연평도 포격 행위는 대한민국을 향한 명백한 무력도발로 추가 도발 시에는 단호히 응징할 것이며 북한 당국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정부 성명을 발표했다.
위민관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때운 이 대통령은 계속해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이날 오후 8시 40분경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를 전격 방문했다.
3월 30일 천안함 실종자 구조현장인 백령도를 방문했을 때 입었던 항공점퍼 차림의 이 대통령은 “군은 성명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몇 배의 화력으로,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 “민간에게 무차별 포격하는 데는 교전수칙을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 한다” “군은 다른 것을 생각하지 마라. 책임은 정부가 진다” 등의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또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의 화상 보고를 받고 “북한의 1차 도발에 응징했지만 또 한 번 도발하면 한미가 힘을 모아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정부 성명
-북한의 연평도 포격 행위는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무력도발이다.
-더욱이 민간인에 대해서까지 무차별 포격을 가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우리 군은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교전수칙에 따라 즉각 강력히 대응했으며 북의 피해상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추가 도발 시에는 단호히 응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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