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임준영 상병 감투정신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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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철모 불타는 줄도 모르고 대응포격 방아쇠 당겼다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몸을 사리지 않고 대응포격에 나선 임준영 상병. 그의 철모는 불이 붙어 철모를 에워싼 헝겊의 곳곳이 벗겨졌고, 그의 인중에는 화상 자국이 선명하다. 연평도=사진공동취재단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몸을 사리지 않고 대응포격에 나선 임준영 상병. 그의 철모는 불이 붙어 철모를 에워싼 헝겊의 곳곳이 벗겨졌고, 그의 인중에는 화상 자국이 선명하다. 연평도=사진공동취재단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이 있던 23일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철모가 불에 타 녹는줄도 모르고 북한 포진지를 향해 대응포격을 한 임준영 상병(포7중대)의 감투정신이 해병대원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훈련 중 기습을 당한 임 상병은 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직감적으로 대응사격을 위해 K-9 자주포를 포상에 위치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적의 포격으로 곳곳에서 터지는 포탄의 화염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화염과 굉음 속에서도 적에게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폭발로 인한 뜨거운 화마(火魔)도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뿐인 임 상병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군 포격이 빚어낸 화염은 임 상병을 휘감았고 철모 외피에 불이 붙어 철모는 타들어 갔다. 급기야 불길은 철모의 턱 끈을 타고 내려왔다. 턱 끈과 전투복이 불길로 까맣게 그을렸지만 임 상병은 대응사격에 여념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임 상병은 입술 위쪽 부분(인중)에 화상을 입었다.

임 상병은 “오로지 적에게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고 나니 철모와 턱 끈이 타버린 상태였다”고 말했다.

임 상병의 군인정신은 25일 불에 탄 철모를 쓴 채 연평부대 피해복구 작업을 하던 임 상병을 발견한 부대 지휘관들에 의해 알려졌다.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이날 “폭격과 화염의 공포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해병대 정신을 발휘한 임 상병의 철모를 해병대 감투정신의 상징으로 삼아 영원히 해병대 박물관에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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