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에 간 샤프 사령관 26일 연평도를 방문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왼쪽)이 북한의 포격으로 심하게 파괴된 민간인 주거 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연평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북한이 23일 연평도를 포격하기 전 연평도에서 사격훈련 중이던 해병부대는 북한의 해안포 움직임만 주시해 공격 징후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실제 연평도에 피해를 끼친 방사포(다연장로켓)의 움직임은 주목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의 포격 전 해안포가 아닌 다른 포들의 이상 움직임을 포착했다는 군 당국의 설명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 “당일 연평도 부대는 해안포만 주시”
군 소식통은 26일 “북한의 공격 전 사격훈련 중이던 부대의 경계병이 북한의 해안포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고 해안포 진지의 포문이 열려 있었지만 사격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격 징후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방사포 움직임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곡사포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해안포는 직사화기, 방사포는 곡사화기다.
반면 합참은 이날 브리핑에서 “23일 북한군의 특이활동 징후가 탐지돼 관련 부대에 경고하고 적의 포격 도발이 예상돼 오전 9시에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했다”면서도 “방사포가 당일 새로 배치됐는지는 정보 사항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하기 전 원래 설치돼 있던 해안포가 아닌 다른 여러 가지 포를 설치한 징후를 포착했다”며 “북한이 방사포를 동원해 연평도에 집중 사격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여러 가지 포들’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방사포의 포격을 받은 만큼 방사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방사포의 이상 징후는 포착했으나 실제로 사격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공격 당일 연평도 해병부대가 해안포의 사격 징후에만 주목했다는 증언과 배치된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방사포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파악했더라도 연평도 부대에 이를 제대로 전파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공격무기는 전부 곡사포(방사포)”
북한의 포격 당시 연평도 해병부대는 자신들을 공격한 포탄이 전부 곡사포인 방사포였으며 직사포인 해안포는 없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포격 직후 연평도 부대는 북한의 1, 2차 사격에 해안포는 없었고 곡사포만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1차 공격 사격원점이 무도와 개머리 진지 양쪽이었다”는 군 당국의 설명과 다르다. 무도에는 곡사화기인 방사포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
합참은 “한국군이 발사한 K-9 자주포 80발 중 1차 대응사격 50발은 대포병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좌표가 미리 입력된 무도로 발사했고 이후 대포병 레이더가 작동해 포탄이 개머리 진지에서 날아오고 있음을 파악한 뒤에는 2차로 30발을 개머리 진지로 쐈다”고 밝혔다.
연평도 현장 부대의 당시 판단이 맞다면 1차 대응사격 50발은 북한의 공격이 없었던 엉뚱한 곳에 떨어진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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