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6일 오후 7시 김관진 전 합참의장을 국방부 장관 내정자로 발표하면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 경질이 발표된 이후 23시간 동안 지속된 국방리더십 공백은 정상화됐다.
서해 5도를 중심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시작된 ‘현직은 경질, 후임은 오리무중’ 상황은 청와대가 25일 낮 김 장관 경질을 전격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23일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후 이틀 만에 내려진 결정 때문에 청와대로서는 후임자를 차분히 검증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나마 김 장관이 천안함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5월 이후 후임 장관 후보군에 대한 파일 작업을 시작했던 터여서 후보자를 2, 3명 선으로 좁히는 작업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를 근거로 25일 오후 8시 경질 사실을 발표하면서 △후임자는 2, 3명 △민간인은 없고 △예비역 장성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후 청와대 안팎에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으로 5월부터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방정책 전반을 조언해 온 이희원 대통령안보특보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청와대 핵심 인사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이 특보의 국방부 장관 내정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고 26일 오전 7시 반 시작된 청와대의 약식 검증청문회에서 이 특보는 단독 후보로 먼저 검증을 받았다.
그러나 분위기는 청문이 마무리된 이후인 오전 9시부터 급반전했다. 이 대통령이 ‘이 특보도 좋지만 다른 색채를 지닌 후보를 더 찾아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특보에게 도덕적 하자가 있다기보다는 민간인을 겨냥한 북한의 무자비한 무력 도발이 빚어진 시점에 ‘강한 군인상(像)’을 지닌 후보자를 찾는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특보가 재산 문제로 검증 과정에서 탈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4성 장군 출신인 그의 전 재산은 2억200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약식 검증을 거친 뒤 이 대통령을 만나 30분 이상 면담했다. 하루 내내 ‘탈락했다, 미뤄진다, 오락가락 아니냐’는 억측을 낳았던 후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선정 과정은 ‘오후 7시 발표. 후보자는 김관진’이란 메시지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에 전달되면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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