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일 발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결과에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연말 정국이 한미 FTA를 둘러싼 여야 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여권이 이번 협상을 한국과 미국의 '윈-윈(win-win) 협상'으로 평가하며 국회 비준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운 반면 야권은 '굴욕 협상'으로 맹비난하며 전면적인 비준 반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예상되는 한미 FTA의 국회 인준이 험로를 걷는 것은 물론, 당장 새해 예산안이 걸린 12월 예산국회의 여야 대치도 한층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한미 FTA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된 협상'이라는 총평을 내렸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협상이) 잘 됐더라"며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시 관세가 철폐되는 점에 주목, "부품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부품관세 즉각 철폐가 가져올 실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흥길 정책위의장도 "한미 FTA 타결 자체에서 오는 이익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협상은) 잘됐다"고 긍정 평가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한국은 실리를, 미국은 명분을 얻은 협상으로 풀이하면서 "안보는 한미 동맹을 통해 더욱 굳건해졌고 경제는 한미 FTA로 업그레이드의 기회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회에서 하루빨리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이번 협정이 원만하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로 조성된 '안보정국'에서 정부가 자동차 분야 등에서 미국측에 지나치게 양보를 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우리가 양보한 것이 3조원에 해당하고, 우리가 양보 받았다는 것이 3000억원이 된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참 걱정"이라며 "이제 본격적으로 전면적 재협상 요구를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FTA 협상타결 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분야 퍼주기 협상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회 비준을 거부하고 국민 반대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성명을 내고 "한미 FTA 재협상은 이익의 균형을 무너뜨린 매국 협상이자 철저하게 미국에 끌려 다닌 사대 협상"이라며 "국회 비준에 당연히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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