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습니다. 한나라당이 예산안 처리를 강행하려하자 민주당 등 야당이 이를 막기 위해 국회 중앙홀을 점거하면서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 먼저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고 사무실 집기까지 집어던졌습니다. 강화유리문이 부서졌으니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모범을 보여야할 국회의원들이 주먹질을 하고 욕설을 퍼붓는 모습을 본 어린 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력국회가 이젠 지겨울 정도입니다. 재작년에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의 외교통상위 상정을 저지하려는 민주당이 해머와 전기톱까지 동원했고, 작년 7월 미디어법안 처리 때도 난장판이 됐었습니다. 작년 말 예산국회도 올해와 비슷하게 폭력이 난무했습니다.
폭력 국회 때문에 우리나라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좀처럼 외국의 정치 문제를 다루지 않는 외국 언론들도 희한한 한국의 의회 정치를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우리나라 폭력국회를 '세계 최악의 국회"로 꼽았습니다. 나라 망신시키는 부끄러운 국회입니다.
사실 예산 심의를 놓고 폭력 대결까지 벌이는 국회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정해진 기일 안에 예산을 심의하고 최대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되 합의가 안 될 경우에는 다수결 원칙에 따르면 되는 것이죠. 언젠부턴가 우리 국회는 차분히 법안을 심의하기보다는 농성과 폭력이 난무하고 다수결의 원칙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이러니 지방의회도 난장판이 되고 노조도 걸핏하면 농성과 폭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나라 정치인은 법 질서 경쟁력에서 세계 꼴찌 수준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듯이 의원들 먼저 준법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유권자들도 폭력을 휘두르는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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