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급작스럽게 한국을 방문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다음 날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할 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한반도 긴장완화의 필요성만 이야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 “다이 국무위원은 ‘남북한이 형제간인데 긴장이 격화되면 손해’라는 주장을 계속했다”며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 우라늄 농축 문제 등 당면한 현안을 언급하지 않은 채 전후 맥락 없이 ‘싸우지 말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과 대립하기보다는 관계를 잘 맺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아침에 연락하고 오후에 면담하자는 방식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이 국무위원이 전격 방한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그런 방식의 방한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 속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며 “‘대화하자’는 중국의 얘기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사리에 맞아야 하는데 연평도 도발과 우라늄 농축에 대한 대응에서는 그런 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포격으로 민간인이 숨졌지만 중국이 그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일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당국자는 남북관계에 대해 “대화 자체가 실종되거나 버린 카드가 된 것은 아니다. 단지 시의성 측면에서 지금은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우라늄 농축은 종래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계속됐던 패턴에서 나온 또 하나의 도발행위로 보는 관점과 함께 (이와 다른) 새로운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흐름’에 대해선 “(북한의 내부 요인으로)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일 수 있다”며 “그렇다면 더욱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