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또 말레이시아가 검토 중인 원자력 발전소 도입 문제와 관련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녹색산업과 석유, 가스 분야에서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 제3국에 공동 진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명박 대통령과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0일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 시내 총리실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동반자 관계 강화 및 공동번영을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 기자회견도 가졌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공동 번영하는 강화된 동반자 관계라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면서 "한-말레이시아간 교역, 경제 관계 심화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수단과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은 조만간 FTA 체결에 대한 공동연구 등 실무 준비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미 2006년 말레이시아가 포함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 FTA를 체결했으며 앞으로 말레이시아와 양자 FTA까지 맺게 되면 FTA의 폭과 깊이가 심화되면서 양국간 경제협력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정상은 또 원자력이 안전하고 지속적이며 오염을 덜 유발하는 에너지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더욱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2012년 부지 조사 완료, 2013년 착공,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원전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 같은 합의가 향후 한국형 원전의 수출 길을 개척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든 나라들이 원자력 발전을 미래 기후 변화에 대비한 주된 신 에너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국민도 인식을 바꾸기 바란다"며 "한국은 좋은 모델로서, 원전 주변에 많은 사람이 사는 도시가 있다는 것을 한국에 와서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우리나라 원자력문화재단이 쿠알라룸푸르에 설치한 원전홍보관에도 들러 원전 수출 외교를 펼친다.
두 정상은 또 바이오 연료와 원자력 등 녹색산업, IT(정보기술) 기반의 통신 및 교통 등 산업기반, 석유 및 가스 등의 분야에서 양국의 강점을 결합해 중동과 중앙아시아에 공동진출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날 서명한 '석유, 가스 제3국 공동진출 협력 MOU(양해각서)'에서도 러시아와 CIS(독립국가연합), 이라크 등의 석유, 가스 공동탐사 및 개발사업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게재된 말레이시아 영자지 '더 스타(The Star)'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추진 중인 원유, 가스 등 자원개발 (협력)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금융능력과 한국의 대형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결합하는 것도 잠재력이 클 것"이라며 "말레이시아의 풍부한 바이오 에너지 자원과 한국의 우수한 녹색기술이 합쳐지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양국 공기업간의 파트너십 증진을 논의하기 위해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협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두 정상은 유엔헌장을 위반한 적대 행위이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정치, 안보 분야에서 장관급을 포함한 고위급 인사 및 의원 간 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양국 간 국방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밖에 수교 50주년을 맞아 관광객의 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항공노선을 개설하고 관광지를 홍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나집 총리는 이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내년 한국을 방문키로 했다.
양국은 이 대통령과 나집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바이오에너지 협력 양해각서(MOU) △과학기술 기획관리 협력 MOU △형사사법공조조약 등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술탄 미잔 자이날 아비딘 말레이시아 국왕이 베푸는 만찬에 참석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11일 새벽 전용기 편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