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18∼21일에 연평도 서남쪽 해역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기로 하자 연평도 주민들은 “우리 군의 훈련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인천 중구 임시숙소에서 머무르고 있는 연평도 피란민 최율 씨(53)는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 우리 해역의 방어를 위해 오래전부터 주기적으로 실시해온 통상적인 훈련인데 당연히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북한이 이를 핑계로 도발한다면 이번에는 정말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춘 씨(48)도 “우리 군이 정당한 훈련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북한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유엔사 회원국 대표들이 훈련을 참관한다고 하니 별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훈련 재개 소식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김순옥 씨(55·여)는 “북한이 다시 연평도에 포격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피란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은 슬픔을 겨우 달래 가고 있는데, 이번 사격훈련으로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6일 현재 연평도에 남아있는 주민 116명은 사격훈련 재개 소식에도 동요하는 모습은 없었다. 주민 이기옥 씨(50·여)는 “군에 꼭 필요한 훈련이니 오랜 시간 생각해서 결정하지 않았겠느냐”며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준비를 잘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북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어민들은 생업을 포기할 수 없다며 연평도를 떠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호 선장 서경원 씨(31)는 “훈련기간 바다에 못 나가는 점은 아쉽지만 그렇다고 불안한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아내가 남아있던 집에 포탄이 떨어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던 정창권 연평우체국장도 “사격 훈련 재개와 상관없이 섬에서 계속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가능하면 사격훈련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주민 대부분의 바람”이라며 “주말경 인천에서 많은 주민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소식이 있었는데 사격훈련 때문에 입도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북한인민해방전선 소속 탈북자들은 17일 연평도에서 북한의 포격 도발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북 전단 20만 장과 동영상 DVD 500장, 1달러 지폐 1000장을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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