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7일 낮 12시 20분경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보낸 대남 협박 전통문은 전날 한국군이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실시 계획을 밝힌 뒤 나온 북한군의 첫 반응이었다. 국방부는 이 내용을 이날 오후 5시 40분경 공개했다. 전통문을 받은 지 5시간이 지나 이미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그 내용을 공개한 뒤였다. 군 당국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전에 받은 북측의 대남 위협 전통문도 공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17일 “북한의 전통문이 온 것을 일일이 밝히는 것은 북한의 선전전술에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통문 공개는 사안에 따라 판단해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컨대 전통문을 공개하고 북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남한 내에서는 북한의 협박에 두려워하는 주장이 나오고 군사훈련에 대한 찬반양론이 격화될 수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북한이 전통문을 보낼 때 얻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의 경우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고 이로 인해 연평도 주민 등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알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과거 북한군이 호국훈련 등 우리의 정당한 군사훈련에 협박했을 때도 우리가 일일이 공개한 적이 없다”며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주민과 군 장병들에게는 미리 적절한 사전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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