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요즘 룸살롱 가면 ‘자연산’ 찾는다더라”… 여성비하 발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사진)가 22일 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이라고 표현해 ‘여성 비하’ 논란이 일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중증 뇌성마비 장애아동 요양시설인 서울 용산구 후암동 ‘영락 애니아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뒤 동행한 여기자들과 점심을 먹던 중 성형수술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요즘 ‘룸(살롱)’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있었던 기자들에 따르면 한 유명 걸 그룹 멤버 얘기가 나오자 안 대표가 “얼굴을 구분을 못하겠어. 다들 요즘은 전신 성형을 하니. 요즘은 성형을 얼굴만이 아니라 다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연예인 1명에게 들어가는 성형비용만 1년에 2억∼3억 원 정도 든다고 하더라” “난 얼굴의 턱이나 뼈 깎고 그런 건 잘 모르지. 하지만 코를 보면 정확하게 알겠더라”라는 발언을 이어갔다.

수행했던 당직자들도 “(한 여자 연예인이) 얼굴에 너무 보톡스를 맞아서 코가 주저앉았다고 하더라” “요즘 쌍꺼풀 정도는 성형에 끼지도 않는다고 한다”라고 거들었다. 한 당직자는 “(자연산이란 말 대신) 신토불이란 말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성형 관련 대화는 한동안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극히 사적인 점심 자리에서 불필요한 성형이 만연하고 성형의 부작용이 심한 것을 이야기하면서 떠도는 풍문을 인용한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이번 안 대표의 발언은 여성비하 발언의 결정판이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에 대한 모독이다”라며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