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당혹감 확산..최고위원들, 당운영 비판
`대안부재론' 속 사퇴론으로 비화하진 않을 듯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보온병 포탄' 언급에 이어 22일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는 발언으로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당장 23일 당내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 대표의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격앙하면서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뜩이나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와 핵심예산 누락, 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남북긴장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안 대표의 설화(舌禍)로 또 다시 민심을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있는 것.
특히 일부 최고위원들은 오전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당운영에 대한 불만을쏟아내 당이 이래저래 몸살을 앓았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당·정·청 회의를 하고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비로소 최고위원들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며 큰 현안과 관련한 당·정·청 회의에는 최고위원들도 참석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두언 최고위원은 현재 당내에서 현안에 대해 사전 조정하고 절충하는 과정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강경, 온건론이 공유되면서 조정해가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안 대표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상당수 소속 의원들은 현 지도부의 리더십 붕괴를 우려하면서 "이제 안 대표는 `식물대표'가 된 게 아니냐"며 난감해했다.
초선 모임인 `민본21' 주광덕 의원은 "현 지도부의 지도력에 의문이 많았는데 이 정도 상황이면 향후 선거에서 유세 나오는 것을 바라는 의원들이 없을 것"이라며 "이 지도부 체제로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한 초선 의원은 "이것은 대표의 자질 문제다.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도 "당의 구심력이 약화되고 원심력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며 "왜 그런 실언을 했는지 모르겠다.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실언이 `사퇴론'으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 5개월여밖에 안됐고, 여권의 현재 구도로 볼 때 안 대표이후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현 지도부 체제가 조기에 무너진다면 당이 또다시 당권경쟁의 전장터로 변모하면서 당 내홍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안상수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과 냉소가 쌓이겠지만, 안 대표 사퇴론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안 대표 체제를 대체할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만한 동력도 없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그러나 야당을 비롯해 여성계에서 안 대표의 실언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면서 비판여론이 확산될 경우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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