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4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자택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당초 성탄절을 앞두고 당직자들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급히 계획을 바꿔 불참했다. 원희룡 사무총장과 안형환 대변인 등만이 복지시설을 방문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어제부터 몸살로 병원을 다녀오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한 발언의) 파장이 예상보다 너무 크다. 대표가 이번 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안 대표가 이번 논란의 ‘후폭풍’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전날 한나라당은 안 대표 발언에 대한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 논란이 잠잠해지기를 기대했지만 예상외로 역풍이 거세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주요 신문의 사설 등 언론이 한나라당과 대표를 매섭게 질타해 당 분위기가 무겁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내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23일 단행된 당 사무처 인사에서 대표실과 대변인실의 일부 당직자들이 교체된 데 대해 일각에서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은 빠지고, 실무자들만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양이 됐다”는 불만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이번 실언뿐 아니라 안 대표의 연평도 방문 등도 잘못된 정무적 판단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있다. 연평도 방문이 안 대표의 병역 논란만 다시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번 ‘자연산’ 발언도 인기 ‘걸그룹’ 멤버가 당의 봉사활동에 동행하면서 참석자들의 화제가 성형수술로 이어진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대표에 대한 보좌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문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당 관계자는 “일단 당이나 안 대표가 안정을 되찾은 후 착실히 (실수를) 만회해야지 일거에 이번 문제를 해결할 길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24일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이 안 대표를 27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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