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궁극적 목적은 김정은 반대세력 숙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5일 03시 00분


北, 긴장 고조시킨 후 보위부 대대적 물갈이

북한이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주도로 주요 기관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고 탈북자 색출을 강화하는 등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간의 긴장 고조를 이용해 김정은 반대세력을 숙청함으로써 안정적으로 권력 세습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북 단파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24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안전보위부 일꾼들에 대한 신원조사를 새롭게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이달 초 하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간첩 색출 등 체제 유지를 담당하는 보위부 직원들에 대한 신원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에도 해고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평안남도 평성시의 보위부에 근무하던 한 과장급 간부는 장모가 당원증을 분실한 사실이 드러나 해고됐다고 한다.

중국 내 북한 외교관들도 대대적으로 교체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선양(瀋陽) 주재 영사가 지난달 말 평양으로 소환된 뒤 교체됐고,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 일부도 최근 평양으로 불려가 해임됐다는 것이다.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도 이날 “북한 당국이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자를 잡아들이기 위해 중국에서 물건을 몰래 들여와 파는 밀수업자들까지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밀수업자들은 1인당 4000∼6000위안(약 69만∼104만 원)을 받고 북한 주민의 중국 탈출을 돕고 있는데, 탈북자를 신고한 밀수업자는 북한 당국이 밀수행위를 묵인해 주기로 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한국군이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한 20일 북한 대학생들 사이에 ‘미군이 평양을 폭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한 대학생은 “연평도 사격훈련 당일 김일성종합대의 정치경제학부와 혁명역사학부에 다니는 고위층 자녀 상당수가 학교에 나오지 않아 출석률이 30% 넘게 떨어졌다”며 “‘미군 스텔스 전투기가 평양 상공에 떴다’는 소문이 퍼져 등교한 학생들도 교정을 빠져나와 인근 지하철역인 삼흥역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고위층 자녀들의 집단 결석으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당황한 학생들이 오후 일과를 중단하고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또 북한에서는 지난달 23일 연평도 도발 당시 한국군의 대응으로 분대장 2명을 포함한 군인 7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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