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靑 ‘정동기 충돌’]“청문회까지 가는 거냐”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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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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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그렇게까지 멀리 갈 필요 없다”
■ 여당 사퇴압박 속 긴 하루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가운데)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 별관 사무실을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거취를 묻는 질문에 “충분히 사전에 말씀드리고 하겠다”고 말한 뒤 승용차에 올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가운데)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 별관 사무실을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거취를 묻는 질문에 “충분히 사전에 말씀드리고 하겠다”고 말한 뒤 승용차에 올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러분 좀 잔인하지 않나요.”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가 10일 오후 5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내정자 사무실에서 퇴근하면서 그의 거취에 관한 질문을 하던 취재진에게 씁쓸한 표정으로 던진 말이다. 정 내정자로서는 이날 하루가 유난히 힘들고 길게 느껴졌을 법하다.

정 내정자는 이날 오전 9시경 내정자 사무실로 출근했다. 지난주까지는 오전에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정부법무공단에 있다가 오후에 내정자 사무실로 나왔으나 이날은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일찍부터 감사원 간부들과 국회 인사청문회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 내정자 사무실로 곧장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야당에서 재산 관련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나중에 청문회에서 다 말씀드리겠다”며 19, 20일로 예정된 청문회에 출석하는 것을 전제로 답변했다.

하지만 오전 10시경 한나라당 최고위원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야당의 거센 공세 속에서 정 내정자를 두둔했던 여당마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뜻밖에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함에 따라 그는 진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정 내정자는 감사원 간부들과 회의를 하던 중에 이 소식을 보고받고 “알았다”고만 했을 뿐 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 내정자가 검찰 출신이어서 그런지 표정의 변화가 전혀 없고 담담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정 내정자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두문불출하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자신의 거취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1시 30분경 정 내정자의 사무실로 들어갔던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다른 사람과 의논하지 않고) 정 내정자 혼자서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식당에서 배달시킨 한식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한 정 내정자는 퇴근 때가 돼서야 문을 나섰다.

다소 지친 표정의 정 내정자는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거취 표명을 하게 된다면) 충분히 사전에 (언론에) 말씀드리고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사찰 사건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에는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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