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국구상’ 들어봅시다]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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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민주 ‘빅3’ 중 자신의 장점은? “어필 못해도 흠없는 사람”
대선 승리 어떻게 가능한가? “野통합 대표선수 나와야”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새해 들어 2012년 대통령선거의 베이스캠프가 될 법인 출범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르면 2월 중 띄워 당내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 플랜을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6일엔 2007년 말 발생한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10·3 전당대회 이후 개인적 차원에서 가진 첫 공식 대외 일정이었다.

10일 낮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 최고위원은 “2012년 대선은 보수-진보 진영 간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고 야권이 통합과 연대에 성공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며 “통합과 연대는 내 전매특허”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흠 없고 비교적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야권연대를 성사시켜 승리를 일군 경험을 토대로 야권 대선 후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주자로서의 지지율은 아직 저조한데….

“야구 선수로 치자면 나는 지금껏 계속 안타를 치는 3할대 타자였다. 지금껏 기본기를 쌓는 노력을 해온 것이다. 이제는 9회말 투아웃에서 ‘끝내기 홈런’을 칠 때가 됐다. 난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쑥쑥 자랄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한다. 기본기가 안 돼 있는 사람과는 다르다.”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통합과 연대다. 야권의 ‘대표 선수’를 만들어 한나라당과 ‘맞짱’을 뜨라는 것 아니겠나. 여기엔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고를 때 크고 때깔 좋은 놈이 확 눈에 띄지 않는다 치자. 곪은 놈 가려내고 쭈글쭈글한 놈 가려내고 결국 흠 없는 놈을 고르지 않느냐. 가치로서의 시대정신을 꼽는다면 상생, 기회의 균등일 것이다.”

―야권이 단일 후보를 만들어 낸다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

“보수-진보, 두 진영이 일대일로 맞붙으면 싸움의 양상은 매우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통합, 연대를 하느냐 못 하느냐가 정권교체의 승패를 가를 것이다. 2002년 초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율이 2%였던 것을 기억하는가. 현재의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 의미 있는 지지율은 2012년 야권의 통합과 연대 협상이 끝나고 난 뒤 나올 것이다.”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등 당내 라이벌과 비교했을 때 자신의 강점은….

“나는 정계입문 이후 모든 포지션(위치)에서 성과를 낸 사람이다. ‘유능한 민주주의자’다. 그간 크게 어필하지 못했지만 난 흠 없는 사람이다.”

―손 대표의 대표직 100일을 평가한다면….

“열심히, 잘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는 다른 야당 대표들과 자주 회동하면서 통합과 연대를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4월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 등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데….

“지난해 7·28 서울 은평을 재선거 때 민주당이 야권 단일 후보를 내면서 ‘다음 재·보선에선 다른 정당을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 야권연대의 대전제는 신뢰다. 신뢰가 없으면 그럴듯한 말도 훌륭한 설계도 별 의미가 없다.”

―김해을 야권 후보를 국민참여당에 양보해야 한다는 뜻인가.

“승리를 위해선 진보개혁 진영의 합리적인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복지’가 정치 화두다. ‘정세균이 생각하는 복지’란….

“‘공동체적 복지’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국가, 기업, 가계 모두가 사회복지 체제를 구축하는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민권 차원의 복지, 일자리를 통한 복지, 균등한 기회 보장의 복지가 핵심 원리다. 나는 대한민국 복지의 효시를 이룬 실무자다. 1998년 초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초생활보장법을 만들어 보자’고 했을 때 나는 새천년민주당 제3정조위원장으로서 20명의 학자로 정책기획단을 꾸려 초안을 만들었다. 그게 1999년 기초생활보장법으로 완성됐다.”

―여권의 복지론에 대한 견해는….

“복지는 시혜가 아니다. 권리다. 그런데 그 사람들(여권)은 시혜로만 본다. 극단적인 취약계층만을 다독거리는 것은 복지가 아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에 따른 국회 비준에 대한 견해는….

“나는 진작부터 ‘추가 협상은 안 된다’고 경고했었다. 추가 협상에 들어가면 미국에 진 신세를 갚느라 ‘퍼주기’를 해줄 수밖에 없다는 건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민주당은 반대해야 한다.”

―10·3 전대에서 당 대표 연임에 실패했다. 대표 재임 시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업적이 없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나는 일찍부터 6·2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성공한 대표’가 된다고 봤다. 연대는 불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많았고 난관도 많았지만 연대를 이뤄내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피니시(종료)를 잘 못했다. 7·28 재·보선 때 좀 더 성숙한 연대를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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