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종로구 하림각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신년하례회엔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가 총출동했다. 당 중앙위는 중앙당 회원 1500명을 포함해 총 50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당내 최대 조직이며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의 5%를 차지하는 핵심 ‘표밭’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의 거취를 놓고 불거진 당청 갈등에 대해 한마디씩 했다. 일부 인사는 정 내정자의 자진 사퇴로 당청 갈등이 봉합됐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또 다른 인사는 정 내정자를 추천한 인사라인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선 안 대표는 정 내정자 인사를 둘러싼 당청 갈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한 갈등이 있었냐”며 웃어넘겼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청와대의 인사라인에 대한 책임론에 관해서도 “책임은 무슨 책임…”이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안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중앙위원회 각 분과 위원에게 일일이 임명장을 수여하고 사진을 찍는 바람에 행사 일정이 40분 지체됐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밑으로부터 지지를 얻어 청와대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막으려 하는 게 아니냐”고 해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청이 한 몸인데, 잠깐 그런 일(갈등)은 있었을 수 있지만 정 내정자의 사퇴로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의 거취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했던 홍준표 최고위원은 “(당청 관계에 대해선) 안 대표에게 물어보라”며 말을 아꼈다.
대선주자들의 반응은 다소 미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 내정자의 사퇴에 대해 “국민의 뜻이 받아들여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당청 간의) 갈등이 특별히 있냐”면서도 “당이 ‘내정자가 적절하지 않다. 문제있다’고 얘기한 거 아닌가. 책임은 인사권자가 지겠지만 인사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정 내정자 거취 문제와 관련해 안 대표와 손을 잡고 임 실장을 공격하려 했다는 일종의 ‘음모론’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내가 ‘2인자’ ‘왕의 남자’라면서 왕의 남자가 누구와 파워게임을 하나. 이명박 정부에선 파워게임은 없다. 2인자도 없다. 특임장관은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아침에 (안 대표와) 늘 하는 전화인데 웬 음모입니까. 그래서 세상은 제멋대로인 모양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에 자신이 행사를 주관했을 때를 제외하곤 중앙위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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