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어떻게 지킬까” 칼바람 맞선 장교 30명 1주일간 섬들을 누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金국방, 2번째 실사단 파견… 500MD 공격헬기 배치 검토

500MD 공격헬기.
500MD 공격헬기.
이성호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육군 중장)은 딸 결혼식 전날인 14일까지도 서해5도(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우도)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돌아다녔다. 그는 1주일간 부하 장교 30명과 합숙하며 서해5도 곳곳을 둘러봤다.

서해5도 방어를 위해 어떤 전력과 몇 명의 병력이 필요한지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서해5도의 전력·병력 증강에 앞서 현장을 점검하고 싶었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이 본부장에게 맡긴 임무였다. 이 본부장은 연평도의 요새화 등을 위한 각 섬의 병력 수요는 물론 북한 해안포 정밀타격용 스파이크 미사일의 배치가 필요한지 등을 점검했다.

군 당국의 서해5도 현장 실사는 얼마 전에도 한 차례 있었다. 정홍용 전략기획본부장(육군 중장)이 서해5도를 방문해 필요한 전력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력 부분이 빠지자 김 장관은 “인력 보강도 중요하다”며 다시 이 본부장을 보냈다고 한다. 군 당국은 현재 5000명가량인 서해5도의 해병대 병력을 많게는 3000명 정도 증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 본부장의 현장 실사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서해5도 전력 및 병력 증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17일 “서해5도 전력 및 병력 증강에 대한 김 장관의 의지가 강한 만큼 조만간 가시적 결과물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헬기로 기습상륙 막아야”

서해5도에 증강될 전력으로 무엇보다 공격헬기의 배치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서해5도에는 헬기가 배치돼 있지 않다. 북한과 너무 가까이 위치해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 장관은 발상의 전환을 요구했다. 북한군 특수부대가 공기부양정을 타고 백령도 등으로 기습 상륙하려 할 때 하늘에 한국군 공격헬기가 떠 있으면 오히려 북한군이 쉽게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공기부양정을 타고 오는 중에는 사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중에 떠 있는 헬기는 북한군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북해역사령부 4월에 인사부터 한다 ▼

배치가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기종은 육군이 보유한 500MD 디펜더 헬기다. 한때 육군의 주력 공격헬기인 AH-1S 코브라 헬기가 검토됐지만 섬이라는 지형적 요건을 감안했을 때 중형 코브라보다는 동체가 작은 500MD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500MD는 길이 7m, 높이 2.6m의 소형 헬기지만 M-134 미니건 같은 소구경 기관총이나 70mm 로켓 발사기를 장착할 수 있다. 기습상륙 방어에 충분한 화력을 갖추고 있는 것. 현재 육군과 해병대는 500MD의 서해5도 배치 문제를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무인 헬기를 배치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무인 헬기는 서해5도가 북한과 가깝기 때문에 자칫 조종사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무인기 배치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어 이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헬기를 배치하려면 이착륙 시설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고, 이착륙 때 소리를 최소화하는 방음기능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헬기 배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先인사 後조직구성

군 당국은 서해5도에 설치하기로 한 서북해역사령부를 서둘러 출범시킬 방침이다. 김 장관은 서북해역사령부 조직의 출범에 앞서 해당 군 인사를 4월에 먼저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를 먼저 하면 조직 구성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북해역사령부는 육해공 3군과 해병대로 구성돼 합동작전을 펴는 합동군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북해역사령부의 주축이 해군이 될지, 해병대가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군 당국은 해군 2함대사령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해병 2사단 중 한 곳을 모체(母體)로, 확대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휘관은 해군이나 해병대의 중장 또는 소장이 맡고, 규모는 사단급(1만 명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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