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작전 명령을 내린 것은 19일 오후 5시 12분이었다.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김 장관으로부터 현지 상황을 보고받은 이 대통령은 “해적과 어떤 타협도 해선 안 된다.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20일 오전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인명피해가 없어야 하는데…”라며 걱정하던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장관에게서 “우리 측 희생 없이 적을 완전히 제압하고 인질을 모두 구출했다”는 작전 종료 보고를 받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청해부대 최영함 함장인 조영주 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수고했다. 내 격려를 전 부대원에게 전달하라. 이젠 잠을 푹 자라”고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3시 반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을 찾았다. TV로 생중계된 대통령담화에서 이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방금 전 삼호주얼리호 선원 전원을 무사히 구출했음을 보고드린다”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작전 상황을 공식적으로 브리핑하기 전에 이 대통령이 먼저 작전 성공을 국민에게 간단히 보고하고 청해부대에 격려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등 새해 초부터 악재에 시달리던 이 대통령이 모처럼 좋은 일이 생기자 직접 TV 앞에 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수석비서관이 이 대통령에게 대국민 담화를 할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비서를 감사원장으로 내정해 큰 논란이 있을 때는 침묵하던 대통령이 모처럼 호재를 맞았다고 직접 대국민 담화를 하는 모습은 보기가 좀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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