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의 대표적 이론가인 서울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46·사진)가 새삼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차남의 서울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트위터로 불식시키는가 하면 야권연대를 비롯해 다양한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내놓으면서 현실 정치 안으로 성큼 다가온 까닭이다.
21일 전화 인터뷰에서 보수 진영을 비판해온 그가 보수 정치인을 돕게 된 ‘사건’부터 물어봤다. 그는 “원칙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만 했다. ‘만약 그 학생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라고 묻자 “‘조국이니까 두둔했다’는 말이 나올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역시 웃기는 것이지만 누구의 아들이냐는 의미가 없다. 제자인 학생의 인권과 서울대의 입시 공정성에 대한 문제였기 때문에 개입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일각에서는 그를 ‘뉴페이스 차세대 주자’로 꼽는다. “유려한 언변에 큰 키(180cm)와 조각 같은 외모, 영남 출신에다 진보 성향까지…. ‘상품성’이 탁월하다”(민주당 재선 의원)는 평도 나온다.
그러나 그는 단박에 “나는 ‘정치근육’이 없는 사람”이라고 잘랐다. ‘정치를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꽤 장황하게 설명했다. “나는 학자이자 지식인이다. 앙가주망(engagement·사회 참여)은 지식인의 의무이자 사명이지만 정치인이 된다는 건 별개의 문제다. 나는 학문을 포기할 필요성도, 특정 정당을 선택할 필요성도 전혀 못 느낀다. 대선은 물론이고 총선에도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신을 ‘진보적 지식인’이라고 칭한 그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형 진보’를 물었다. 그는 “글쎄, 한국형 진보라…”며 잠시 생각하더니 “약자(弱者)와의 사회연대를 중시하는 게 진보의 요체다.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평화, 연대와 배려를 중시하는 게 진보”라고 답했다.
조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보수는 기득권 수호에 급급하고 전쟁을 선호하며 자기 얘기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수구꼴통’ 이미지가 강하다”며 “합리, 성찰, 공정은 양 진영이 공유해야 할 가치다. 높아진 시민 수준에 걸맞은 진보와 보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2012년 대선의 화두가 되다시피 한 야권 통합과 연대의 방식을 물어봤다. 조 교수는 “이념적 지형이 비슷한 진보 정당끼리 서둘러 연내 통합을 한 뒤 제1야당인 민주당과의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서둘러 합당하되 민주당과는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 진영엔 ‘박근혜’(전 한나라당 대표)가 있어 야권 주자는 모두 ‘잔챙이’로 보이겠지만 ‘시대정신’을 포착해 올인(다걸기)하면 박근혜 못지않게 커질 것”이라고 했다.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으로는 “한반도 평화 안착, 노동 문제와 복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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