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의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자리가 지난해부터 ‘줄초상’이 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박정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82)이 22일 폐암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의 장례의식을 국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박정순은 전형적인 당 관료로 1970년 함경남도 당 제2비서, 1983년 평양시 당 조직비서를 거쳐 중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당의 인사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내각 인사를 담당하는 당의 간부부 부장을 지내다가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한 지난해 9월 당 대표자회에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겸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발탁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계열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 조직지도부는 당, 군, 정과 각종 사회단체 등 북한 전체 엘리트의 조직과 인사를 장악하고 있는 부서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부장을 겸하고 있으며 그 밑에 보통 3, 4명의 제1부부장이 분야를 나눠 업무를 관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이용철 제1부부장이 심장마비로, 6월에는 이제강 제1부부장이 교통사고로 잇달아 사망했다. 이후 김경옥 제1부부장 혼자 남아 있다가 박정순을 긴급 투입했는데 그마저 숨지면서 다시 김경옥만 남게 됐다.
한 대북 소식통은 “조직지도부는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기반 확대를 위해 직접 챙기는 조직으로 실제론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이 맡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1부부장들이 잇따라 사망하고 있는 것이 권력투쟁의 결과일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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