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는 21일 구출작전을 펼 때까지 엿새 동안 수시로 삼호주얼리호로 위성전화를 걸었다. 일단 해적이 전화를 받으면 강한 압박에 들어갔다. 영어로 “투항하지 않으면 작전에 들어갈 테니 우리 선원을 풀어주고 항복하라”고 경고했다. 영어에 서툰 해적들은 종종 선장 석해균 씨에게 전화를 바꿔준 뒤 통역을 하도록 했다.
이때 석 씨는 통역을 하면서 문장 끝에 한국어 한두 마디를 짧게 던졌다. “(영어로) 투항 않으면 작전에 들어간다… (한국어로) 조타실, 적 3명…” 등으로 구출작전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했다. 청해부대는 석 씨로부터 전달받은 해적의 수, 위치, 선박 상황 정보를 바탕으로 작전계획을 짜나갔다.
구출작전을 개시할 때도 한국어가 진가를 발휘했다. 청해부대는 일대일 통화만 가능한 위성전화가 아닌, 주파수만 잡으면 모두가 들을 수 있는 국제상선검색망을 이용했다. “잠시 후 여러분의 구조를 위해 공격할 것입니다. 안전구역으로 대피하고 외부로 나오지 마십시오.” 또 군은 “해적들이 (한국어) 통신내용을 물어보면 식량은 얼마나 남았는지, 식량을 어떻게 지원해야 되는지 물어봤다고 답하십시오”라고 모범답안도 알렸다.
특수전 요원들이 들이닥치기 직전에도 최영함과 헬기의 스피커에서는 “바닥에 바짝 엎드려 달라”는 한국어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 메시지도 해적들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때 삼호주얼리호 한국인 선원들은 외국인 선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신속하게 안전지역으로 몸을 옮겨 구출에 대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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