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충청권과 호남권 의원들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호남 양보론’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광주지역 의원들이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라는 당론에 반기를 들고 이에 충청권 의원들이 “분당(分黨)하자는 거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다.
손 대표는 21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시와의 정책협의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당의 ‘주인’인 광주가 대국적 견지에서 충청을 크게 안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각 시도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과학벨트는 원칙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민주당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교체를 통해 우리가 이룰 것에 비하면 여기에 목맬 일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원칙과 신뢰를 명분으로 내세우되 2012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호남이 과학벨트를 양보해줄 것을 호소한 것이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민심을 잡아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을 높인다면 호남도 이를 용인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강운태 광주시장은 “흔히 광주와 민주당을 부모자식 관계에 비유한다. 부모는 항상 자식이 잘되길 학수고대한다. 그러나 자식도 부모에게 효도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며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의 ‘호남 양보론’에 ‘민주당 효도론’으로 맞선 셈이다. 한발 더 나아가 광주지역 의원 8명은 23일 과학벨트 광주 유치를 위해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지역 의원들도 유치전에 뛰어들 태세다. 과학벨트 유치 문제는 의원 개개인에겐 2012년 총선과 연결된 ‘지역 이슈’여서 과학벨트 유치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파열음이 쉽게 정리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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