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아덴만에서 벌어진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당시 지휘부인 최영함과 국방부 청사 지하벙커 지휘통제실은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의 작전 장면을 생생히 확인하며 작전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대원들의 방탄헬멧과 저격수들의 총 등에 부착된 무선영상 전송 시스템 '카이샷'(KAISHOT)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했기 때문이다.
이번 작전에서 한 몫 톡톡히 한 카이샷을 만든 회사는 직원 수 26명의 국내 벤처기업인 ㈜아이디폰.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차량용 블랙박스(DVR)와 카이샷 등 영상보안장치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교통경찰 활용 예. 카이샷은 영화적 상상력에서 태어났다. 아이디폰은 2002년부터 미국 경찰에 차량용 블랙박스를 납품했지만 차가 다닐 수 없는 곳에서는 채증 장비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엄현덕 아이디폰 대표(55)는 "영화를 보면 골목길이나 실내 복도에서도 영상 전송 장비를 이용하는 장면이 나왔다"며 "여기서 힌트를 얻어 차가 다닐 수 없는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영상전송 장치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첫 시제품이 나온 카이샷은 2007년 정식으로 시판됐고 이어 진화를 거듭했다. 2009년에는 제품 크기를 줄인 초소형 제품과 군사작전 때 지휘본부가 방아쇠 격발까지 제어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했다.
이번 삼호드림호 구출 작전에 사용된 카이샷은 송신기와 카메라 각각 4개와 한 대의 커맨더(중앙통제장치)로 구성됐다. 값은 한 세트 당 1억7000여만 원. 4명이 공격 조를 이뤄 각각 카메라(IDF-BCNOX)와 송신기(IDF-DM240X)를 달고 침투하면 여기서 촬영된 영상이 커멘더(IDF-C1200-1)로 전송되는 방식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7년 미국 경찰에 1000대 분량의 카이샷 공급계약을 체결해 수출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미군에도 납품했다. 주한미군 납품도 현재 협의 중이다.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24일 일본으로 출국한 엄 대표는 "카이샷은 첨단기능을 활용해 군 작전이나 경찰 업무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으로 바꿔 놓았다"며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국산 제품이 이번 작전에 활용돼 도움을 줬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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