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아라이(23)가 분명하다. 이 놈이 석 선장 바로 옆에서 해적이 소총을 쐈다. 급박하고 정신도 없었지만 그건 똑똑히 기억한다. 범인이 누군지 분명히 안다. 경찰 조사에서 똑똑히 지목했다."
삼호주얼리호 한국인 선원들이 피랍 19일 만인 2일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가족들과 눈물의 상봉을 했다. 석 선장에게 총을 난사한 해적을 목격한 김주찬 갑판장(61) 등 선원 7명은 곧바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서 피랍과 구출과정까지 상황을 진술했다.
●갑판장 "내 머리채를 움켜쥐고 총부를 겨눈 놈이다"
김 갑판장은 무함마드 아라이를 지목한 이유에 대해 간결하게 진술했다. "당시 석 선장과 같이 있었다. 아라이를 기억하는 것은 선장 옆에 있는 내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총도 내게 겨눴다. 해군이 구출 작전에서 총알이 빗발치지 않았다면 나도 총에 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적들은 내가 선장과 이야기만 해도 발로 밟고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해적이 휘두른 개머리판에 맞아 앞니 3개가 통째로 빠졌다. 나를 개머리판으로 내리친 놈은 사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진행된 아라이와 대질 조사에서도 "이 해적이 맞다. 석 선장을 쏜 것은 이 녀석이다. 틀림없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선원들 "해적들에게 수시로 맞았다"
피랍 당시 선원들은 해적들에게 수시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진경 3등 항해사(25)는 "해적은 선장, 조기장 등을 주로 폭행했다. 틈만 나면 'Kill(죽이겠다)'고 소리쳤다. 일주일가량 해적들과 함께 있어서 선장에게 총을 쏜 해적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정만기 기관장(58)은 피랍과 구출 당시 "당직근무를 제외하고는 외국 선원과 한국 선원 15~16명 정도가 모두 선교에서 해적들과 함께 있었다"며 "구출작전이 시작되고 나서는 수천발의 총탄이 쏟아지는 소리가 엄청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선원들에게 악랄하게 폭행을 일삼던 해적 2명은 구출작전 과정에서 죽었다"고 전했다.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은 여전히 피랍 당시의 악몽에 시달리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고 가족들과의 만남 등으로 조금씩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오후 4시 현재까지 수사본부에서 2차 피해자 진술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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