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며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 특히 북한은 “천안함 사건은 미국의 조종하에 남측의 대북 대결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이틀째 열린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대령급 실무회담에서 이같이 비난한 뒤 일방적으로 회담장에서 철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대화는 당분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남측 수석대표인 문상균 국방부 북한정책과장(대령)은 “오전까지 차분한 태도를 보이던 북한이 오후 들어 돌변해 ‘천안함 사건은 우리와 무관하고 미국의 조종하에 남측의 대북 대결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특대형 모략극이다. 연평도 사건도 남측이 연평도를 도발의 근원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와 수석대표의 격(格)에 대한 견해차를 조율했다. 문 과장은 “우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약속받고 북측이 제기한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북측은 모든 것을 한 번에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북측이 제안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고위급 군사회담 이후 일정과 장소를 협의하자’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되면서 적십자회담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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