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3명 성병 걸렸다" 소문 나돈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0일 1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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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실시된 소말리아 해적 수사는 말이 통하지 않아 2중 3중의 통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각종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졌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해적들이 납치에 앞서 질펀한 출정식을 벌였다"거나 "그 과정에서 해적 3명은 임질(성병)에 걸렸다"는 얘기가 나도는 등 갖가지 우스갯소리와 함께 통역이 교체되기도 했다는 것.

해경은 해적 5명이 한국으로 압송된 지난달 30일부터 베테랑 수사관 50여 명을 동원, 수사를 펼쳤다. 소말리아어-영어-한국어로 이어지는 3단계 통역을 위해 통역관 5명을 동원했다.

해적 압송에 앞서 국내 거주 소말리아인 1명을 찾아냈고, 수소문 끝에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소말리아인을 찾아 국내로 불렀다. 또 아랍어를 가능한 해적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아랍어과 교수 1명도 통역관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아랍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해적의 아랍어 실력은 수준 이하로 밝혀졌다.

통역관으로 참여한 교수가 해적과 몇 마디 대화를 해본 뒤 아랍어 통역이 필요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교수는 다음 날 소말리아어가 가능한 통역관과 교체됐다.

희귀언어를 사용하는 통역이다보니 통역비는 시간당 10만원씩. 8일간 4000여만 원에 달했다고.

당초 해적들은 밥그릇을 말끔하게 비우고 숙면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와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적들은 밥과 계란프라이는 먹었지만 젓갈류가 들어간 음식은 거의 손도 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적 차원'의 수사 기조가 '좋은 식사, 편안함 잠자리 제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 성병 증세를 보인 해적은 피부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7일 공식수사발표에서 "해적과 골절상을 당한 해적, 그리고 임질 증세가 있는 해적의 수술과 치료에도 소홀함이 없었다는 점을 밝혀둔다"고 밝혔다.

해경은 공식수사 발표 후 부랴부랴 해적을 병원으로 옮겨 조사를 받게 했으나 피부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은 "수사 진행 과정에서 한 해적이 '소변보기가 힘들고 가렵다'고 호소해 수사관들이 자의적 판단으로 '임질 증세'라고 표현을 수사 자료에 넣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해적이 질펀한 출정식과 출정 파티를 열었다는 추측도 난무했다.

급기야 출정식 과정에서 성병에 걸린 해적이 3명이나 됐다는 그럴싸한 이야기도 돌았다. 하지만 이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해경은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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