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무상급식 도입 방법, 시예산 등을 놓고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대립 중인 서울시가 주요 사업을 예비비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은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공사가 중단된 양화대교 구조개선 사업을 예비비로 집행해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예비비는 전액 삭감된 애초 사업 예산액과 같은 182억 원이다. 시의회가 지난해 12월 서해뱃길 사업예산 752억 원 전액을 삭감하면서 이에 포함된 양화대교 구조개선 사업도 공사 도중 중단됐다. 현재 양화대교는 강 하류 방향(강서·인천 쪽) 교각이 철거됐고 상류 방향에는 가교를 얹어 ‘S자’로 휘어진 상태다. 오 시장은 “사업을 원상 복구하라는 시의회와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내년 3월까지 예정된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또 중단된 사업 중 무상급식 지원 대상을 16%로 늘리는 것도 예비비로 실시한다. 서울시는 시교육청이 소득하위 11%까지 지원하고 있던 저소득층 급식 예산에 시 예산 5%를 보태 하위 16%까지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대상(1∼4학년)에 포함되지 않는 5, 6학년생 중 하위 5%인 9000여 명에게 급식비 42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7일 시의회 임시회를 앞두고 주요 현안에 대해 시의회와 타협점을 찾겠다는 서울시로서 예비비 지출 선언은 사실상 ‘협상 결렬’을 뜻한다. 오 시장은 “시의회와 여러 차례 토론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17일 임시회 출석에 대해서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불참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예비비가 예측 불가능한 일에 사용되는 비용인 만큼 예산편성이나 지방의회 심의과정에서 삭감된 경비에 대해서는 예비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삭감된 예산에 예비비를 집행한 선례도 없다. 이에 대해 최항도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양화대교 공사 재개와 저소득층 급식지원은 시민의 안전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긴급한 상황이라 판단해 집행하는 것이므로 문제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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