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상력 높이려 무력 과시… 되레 美강경대응 부를수도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 카드를 꺼내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북한이 완공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에서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선다면 비록 탄착점은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겠지만 이것이 겨냥하는 정치적 타깃은 미국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보유한 데다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까지 가동하고 있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운반체인 장거리미사일 개발까지 성공한다면 미국도 북한의 직접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적어도 미국 영토인 괌과 사이판은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놓이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군부가 자존심을 버리면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에 나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사과하기보다는 아예 다른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군사적 측면의 효과도 노리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2006년 7월, 2009년 4월의 대포동2호 실패를 기술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 특히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3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핵탄두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미국의 간접적 위협국에서 직접적 위협국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기대대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만약 북한이 동창리 기지 완공에 이어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다면 미국은 옛 소련의 유인우주선 스푸트니크 발사 때와 비슷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북-미 관계를 대결로 끌고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을 직접 타격 또는 강도 높은 제재로 더욱 압박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동영상=평양에서 약 200km 떨어진 동창리 미사일 기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