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의 숙소 침입사건에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개입한 의혹이 제기되자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T-50 고등훈련기(사진)의 수출 전선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8월 T-50과 러시아의 Yak-130, 체코의 L-159B 등 3개 기종을 고등훈련기 사업후보로 선정해 가격과 성능평가를 해왔다. 군 안팎에선 T-50과 Yak-130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21일 “인도네시아 측이 조만간 1, 2개 기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려던 차에 사건이 터져 T-50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고등훈련기 사업의 평가방법을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년간 2조 원을 들여 2001년에 개발된 T-50은 범정부 차원에서 수출을 추진했지만 2009년 2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지난해 7월 싱가포르의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전에서도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잇달아 탈락했다.
이번 사건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T-50의 각별한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1월 경남 사천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T-50의 조종석에 앉아 보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2008년 초엔 대통령 당선인으로 UAE 왕세자에게 T-50을 선정해달라고 서한을 보냈고 2009년엔 최종 기종 선정을 앞두고 관련 부처에 T-50 수출 대책을 지시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이 정보기관의 과잉 충성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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