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사건에 국가정보원이 개입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한-인도네시아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특사단은 17일 귀국할 때까지 크게 항의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 언론 보도를 통해 국정원 개입의혹이 공개된 21일에도 이번 사태를 진화하려는 태도를 보여 양국이 외교적 절차를 통해 ‘조용한 처리’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타 라자사 경제기획장관은 21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난당했던 노트북 컴퓨터에는 인도네시아 산업과 관련된 프레젠테이션 자료만 담겨 있었다. 이미 사전에 공개됐던 내용이어서 기밀이라고 할 만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인도네시아 국방부 관계자도 “군사기밀은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T-50 구입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주요 언론은 이번 사건을 크게 다루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에 그렇게 비판적인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국정원 개입설이 공개되면서 비판적인 보도가 나올지 우려된다. 인도네시아의 유력 통신사인 안타라뉴스는 21일부터 국정원 직원 개입설을 다룬 한국 언론보도를 속속 전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지난해 국정원 직원 추방사건 이후 리비아와 빚었던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명박 대통령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서로를 ‘형제’라고 부를 정도로 양국 정상의 관계가 좋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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