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한반도 위기의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핵) 6자회담에 의존하지 말고 북-미, 남북, 북-일 3각 양자대화에 주력하되 남북대화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2002년 북-일 정상회담 성사의 막후 주역이었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현 일본총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이사장·사진)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은 북한의 강성대국 원년이고 한국 대통령선거가 있는 등 남북한 권력체제의 변화가 이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코리아 2011’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다나카 전 국장은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때는 ‘파워 센터’와 거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동당이나 외무성이 아니라 국방위원회를 대화상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6자회담 합의를 위반하는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실권을 갖지 못한 외무성 관리들이 회담 대표로 나오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다나카 전 국장은 ‘미스터 X’로 알려진 북한 국방위 간부와 30여 차례 비밀교섭을 벌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의 방북과 9·17 평양선언을 이끌어냈다.
다나카 전 국장은 “그동안 ‘비확산’에 주력하는 미국과 ‘비핵화’를 추구하는 한국 일본은 손발이 맞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며 “한미일 3국은 더 이상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비핵화, 평화체제 정착, 외교관계 정상화, 경제지원 등 대북정책 4대 목표의 실현을 위한 비상계획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후 한국의 대응을 ‘공허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은 또다시 북한이 도발하면 반드시 반격한다는 것을 북한 측에 주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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