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한 차례 열리는 확대비서관회의에 원래 참석하는 비서관 뿐만 아니라 행정관까지 참석 대상을 넓히고 집권 4년차에 공직자들에게 신발끈을 고쳐 맬 것을 주문한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이러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3년 전 취임 당시 착용했던 푸른 빛이 도는 옥색 넥타이를 다시 맸다.
이 대통령은 구제역 확산과 유가 및 물가불안 등 순탄치만은 않은 국내외 사정을 고려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3년 전 오늘 여의도에서 국민 앞에 하루 종일 맸던 넥타이를 하고왔다"면서 "이 넥타이를 다시 맨 이유는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기간 일할 계획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 일정도 잡지 않았다"면서 `반성'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시 국민을 섬기고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끌고나가는그런 굳건한 각오가 있었다"면서 "매우 겸허하고 단호한 마음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지금 그 마음을 되돌아보고 자세를 점검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직원들에게도 "지난 3년을 되돌아보라"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는 당부를 수차례 되풀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3주년 행사를 하면 우리끼리 잘한다고 하는 자리로 치우칠 것 같아서 하지 말자고 했다"면서 "나는 평생 생일도 챙기지 않았는데 3주년에 억지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 "평가는 스스로 하는 게 아니다. 5년 임기가 끝나고 세계가 대한민국을 평가할 것"이라면서 "자신감과 목적을 갖고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라"고 독려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문턱에 있다. 이 중요한 시기에 공직자 특히 청와대 공직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 오늘 하루 생각해 보자"면서 "3주년의미를 가슴에 담고 남은 2년 책임을 갖고 행동에 옮기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누군가 한 명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해도 청와대나 정권 전체의잘못으로 평가를 한다"면서 "이 정권에서 스캔들 같은 게 터져서는 안 되고, 그 하나만으로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마친 후 임태희 대통령 실장, 수석비서관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남은 임기 동안 전념해야 할 국정 과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설 이후부터는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과 수시로 외부 식당에서만찬을 함께하면서 격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회의 중 특강에 나선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공감의 정치와 공감철학-동반의 시대를 위한 새 출발과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취임 3주년을 맞은 현 정부에 대한평가와 제안을 내놨다.
송 교수는 그동안 현 정부가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정보를 흐르게 하라"면서 "임기 5년 가운데 3년은 하루에서는 오후 4시50분, 인생에선 52세, 농사로 치면 8월12일에 해당하고, 100m 달리기로는 60m로 스퍼트할 시점"이라면서 끝까지 최선을다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부처 인사나 총선 출마 등과 관련해 청와대를 떠나는 행정관급 직원들이 30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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