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최근 이탈리아와 M-346 고등훈련기의 도입 사업에 대한 모든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UAE가 이탈리아의 M-346 제작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 자격을 취소한 데 이어 도입 협상까지 중단함에 따라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의 수출이 재추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UAE는 이탈리아와 진행하던 M-346의 도입 협상을 중단했다. 앞으로 협상의 재개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UAE는 C-17급 대형수송기와 A-330급 공중급유기, F/A-18급 차기전투기 등 우선순위가 높은 다른 전력 증강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고등훈련기 사업을 미루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탈리아가 M-346의 선정 조건으로 UAE에 제시했던 각종 산업협력 프로젝트들이 2년 넘게 별 진전이 없자 UAE가 이탈리아에 초강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탈리아는 2009년 당시 M-346과 경합을 벌이던 T-50을 따돌리기 위해 사막에 국제자동차경기(F-1) 경기장 유치 등 각종 경제적 유인책을 UAE 측에 제시했었다.
다른 군 소식통은 “이탈리아가 약속했던 경제적 지원책들이 유야무야되자 UAE는 지난해 말 M-346의 우선협상대상 지위를 박탈한 데 이어 최근엔 협상 자체를 중단한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선 UAE의 M-346 도입 가능성이 극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안팎에선 T-50의 UAE 수출 재도전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실제로 방위사업청과 T-50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UAE와 이탈리아 협상 과정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T-50의 수출 재추진을 타진해왔다. 방사청에 따르면 최근 UAE의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IDEX)에서 현지 왕세자가 한국 전시관을 방문해 T-50을 비롯한 한국 무기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T-50의 기사회생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UAE가 예산 문제를 들어 고등훈련기 사업을 장기 과제로 미룰 수 있는 데다 M-346을 탈락시키고 T-50에 ‘러브콜’을 보낸다고 해도 이탈리아가 제시한 만큼의 경제적 지원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T-50의 UAE 수출 재추진을 위한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관련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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