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도 등돌리나…한나라 의원들 의견 엇갈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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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독선 경계해야”… “법 추진할 동력 상실”
민주는 ‘특례법’ 폐기 가닥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개신교의 격렬한 반대에 부닥친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어 집권 여당으로서 해결책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슬람채권법은 종교가 아닌 경제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데 종교 문제로 비화돼 큰일”이라면서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를 안 할 수도 없고,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해도 최고위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나라당 기독인회 소속의 한 의원은 “개신교계가 이렇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미 법을 추진할 동력을 상실한 게 아니냐”며 “당내에서 적극 나서려는 의원들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신교계에선 요즘 이슬람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에 와서 공격적으로 포교를 하려 한다는 우려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불교계와 가까운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종교가 정책적인 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종교의 독선은 경계해야 한다”며 개신교의 태도를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권과 개신교계와의 갈등을 즐기는 분위기다. 차영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조 목사는 이 대통령을 사랑하는 분으로 이슬람채권법 사례만으로 하야(下野)운동을 언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정이 혼란한 상태로 있도록 그냥 두지 말고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이슬람채권법 폐기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25일 “한국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을 중심으로 종교 화합이 이뤄지고 있는 나라다. 이슬람채권법 도입으로 종교·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면서 “이슬람채권법은 2월 국회 내의 논의가 종식돼야 할 뿐 아니라 완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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