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차원의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해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사진)는 1일 “북한이 뭐라고 위협하더라도 삐라(전단)를 계속 뿌릴 것이다. 다음엔 북한이 조준격파 장소로 거론한 임진각에서 할 예정”이라며 전단 살포를 중단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조준격파 사격을 한다면서 우리 단체를 거론한 것을 보면 우리를 공격 목표로 삼은 것 같다”며 “다음엔 아예 공개적으로 시간을 알려주고 북한에 한번 할 테면 해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이 임진각에서의 전단 살포를 거론하며 조준격파 사격 위협에 나선 것은 남측 군 당국의 심리전에 대한 북한 군부의 대응 차원이지만 한편으론 박 대표가 지속적으로 해온 대북 전단 살포가 북한 지도부에 고통을 안겨줬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 대표는 “원래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에 전단을 뿌리려고 했는데 북한이 저렇게 나오는 것을 보니 더 앞당겨야 할 것 같다”며 “풍향만 맞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전단을 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순이면 풍향이 남서풍으로 바뀌어 전단 살포에 적합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매년 20여 회에 걸쳐 300만 장에 이르는 전단을 임진각과 강화도 화곡마을, 문수산 등 수십 곳에서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측에 살포해 왔다. 비를 맞아도 북한 주민들이 읽을 수 있도록 비닐로 제작한 전단 안에는 달러 지폐와 DVD 등이 담긴다. 그는 “대북 전단을 한 번에 20만 장 정도를 보내는데 대략 400만∼5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탈북자인 박 대표는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정부가 대북 전단 발송과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자 2003년 7월부터 김정일 정권을 비판하고 남측 소식을 담은 전단을 북측에 보내왔다. 그는 최근엔 이집트와 리비아에서 벌어진 민주화 운동 소식과 김정일의 차남인 김정철이 북한의 식량난을 외면하고 싱가포르에서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관람했다는 내용을 담은 전단을 북한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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