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궐선거 공천 마감(15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후보 선정을 앞둔 여야의 예비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경남 김해을 지역의 유력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귀국하면서 여야의 막판 후보 선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한 뒤 지난해 10월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김 전 지사는 5일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일을 하고 싶어 미치겠다. 김해을 보선 출마 여부는 김해 시민들을 직접 만나보고 결정하겠다”며 강한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민주당은 중량급 인사를 내세워 수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경남지방경찰청장 출신의 박영진 변호사, 김윤현 온누리청소년수련원 원장 등 3명을 대상으로 13, 14일 여론조사 방식의 국민참여경선으로 후보를 확정한 뒤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원지사 선거는 엄기영(한나라당)-최문순(민주당) 두 전직 MBC 사장 간 경쟁구도가 펼쳐질지가 관심사다. 벌써부터 두 유력 후보 간의 신경전도 거세다. “말을 잘하지만, 좀 쉽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엄기영) “둘(한나라당과 엄기영)의 만남은 야합과 기회주의의 전형이다”(최문순)라는 식의 날 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 장외 신경전도 뜨겁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6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한나라당에 절망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치열한 전쟁인 선거에서 어정쩡한 용병으로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 엄 전 사장은 광우병 파동 때 정론은커녕 왜곡 선동에 앞장섰던 MBC의 사장이었다”고 엄 전 사장을 비판했다. 조일현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강원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두 유력 후보를 비난했다. 조 전 의원은 최문순 의원에 대해 “최 의원은 남의 집에 알을 낳고 새끼 치는 뻐꾸기 정치인으로 한나라당 소속 엄기영 전 MBC 사장과 같은 류(類)”라고 비판했다.
여야 대표는 강원지사 선거를 이번 재·보선의 하이라이트로 보고 ‘다걸기(올인)’에 나설 태세다. 한나라당 인상수 대표는 여당만이 제시할 수 있는 강원도 맞춤형 공약을 가다듬고 있으며 김진선 전 강원지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에게 지원을 요청해뒀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번 주부터 매주 두 차례 이상 강원지역을 찾아 공을 들일 예정이다. 야권 연대를 위해 ‘텃밭’인 전남 순천에서 후보를 내지 않기로 배수진을 친 만큼 이광재 전 지사의 사퇴로 공석인 강원도를 지켜내지 못하면 위상에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 분당을의 경우 한나라당은 후보가 너무 많아서, 민주당은 마땅한 후보가 없어 걱정이다. 한나라당의 핵심 관계자는 “강재섭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 등 후보군이 넓은 만큼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맞춤형으로 후보를 고르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손 대표가 여러 인사를 계속 접촉하고 있지만 아직 대안을 찾지 못했다. 당내에서 손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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