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표류해온 북한주민 31명의 가족을 동원해 남한에 `전원 송환'을 요구하는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5일 남하한 주민 31명의 재북가족이 9일 남측에 항의편지를 보내 전원송환을 재차 요구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억류된 우리 가족 31명 전원이 자기 배를 타고 나갔던 길로 하루 빨리 돌아올 수 있게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귀순의사를 밝혔다는) 4명 가족들의 직접대면도 가로막지 말고 본인들이 나올 수 있게 해주기를 기대한다"며 "그 어떤 3자의 확인도, 그 어떤 영상물도 인정할 수 없고 오직 본인들과 직접대면만이 모든 사실을 명확하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의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남한에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4명의 조속한 송환을 요청하는 해당 가족의 영상을 이날 오후 게시했다.
남한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힌 박모(여, 22)씨의 어머니 김옥진씨로 소개된 여성은 영상에서 "역적패당이 딸자식을 돌려보내라는 부모들의 간절한 심정을 모질게 짓밟고 있다"며 "우리 딸에게 더이상 귀순이라는 치욕을 강요하지 말고 억류시킬 때 차림새 그대로 어머니의 품에 당장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이 남하 주민의 가족들의 편지를 보내고 동영상까지 공개한 것은 가족의 '생이별'을 강조함으로써 남한을 압박하고 주민 31명의 전원 송환을 관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9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주민 31명 전원을 돌려보낼 때까지 모든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며 "북측의 주민과 배를 돌려보내는 문제는 인도주의 이상의 중대한 북남관계 문제이고 우리의 응당한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 후과(결과)는 크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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