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정운찬… 엎드린 최중경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초심 잃지 않고 할일을 하겠다”… “동반성장위의 좋은 의견 제도화”

‘정운찬의 난(亂)’이 막을 내렸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2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퇴 의향이 담긴 서한을 전달하고 동반성장위 활동을 중단한 지 일주일 만에 위원장직에 복귀한 것.

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거취 논란이 있었지만 동반성장이 본궤도에 들어가기 위한 진통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위원들이 변함없이 지지해 준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된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해 “대기업의 이익을 강제적으로 협력사와 ‘n분의 1’로 나누자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재계 일부의 따가운 시선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정부부처에서 비판적 시각이 나온 데는 아연실색했다”고 덧붙였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대다수 위원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정 위원장의 설명에 공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동반성장위는 이날 초과이익공유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할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용어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초과이익공유제를 ‘창조적 동반성장 사업’으로 부르기로 했다.

동반성장위가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이는 데는 사퇴 논란을 겪으며 정 위원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이 재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위원장이 이날 “대통령의 동반성장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정 위원장을 정면 공격했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동반성장위는 민간위원회이고 거기서 좋은 의견이 있으면 검토해서 제도화하겠다”며 사실상 ‘백기투항’ 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파문을 겪으면서 동반성장위의 위상과 정 위원장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사퇴 논란과 ‘신정아 파문’을 겪으면서 그의 정치적 입지는 전보다 좁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차일디쉬하다(유치하다)’고 혹평할 만큼 우유부단함이라는 약점을 노출한 것도 사실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신정아 파문에 대해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 학교와 총장직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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