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폭발 땐 北정권 붕괴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전문가들 “화산재 퍼져 기반시설 초토화”
홍수-한랭화 겹쳐 대량 탈북사태 올 수도

29일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남북 협력사업을 논의할 전문가회의가 열리면서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과 분화 시 북한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지질 및 화산 전문가들은 “향후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활화산인 백두산은 946년, 1688년, 1702년 등 수차례 폭발한 전례가 있는 데다 2000년대 이후 백두산 지하로 마그마가 차면서 주변 지각을 압박해 지진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하면 김정일 정권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백두산이 10세기에 폭발한 규모로 분화할 경우 백두산이 속한 행정구인 양강도를 비롯해 함북 함남 등 주변 지역의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건물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이 화산재로 인해 초토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분화 시 섭씨 500∼700도의 화쇄류(火碎流·화산재 암석 등이 섞인 물질)가 백두산을 중심으로 반경 60km까지 퍼져 이 일대 동식물이 전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방방재청 산하 국립방재연구소도 “직경 12km에 평균 깊이 213m인 백두산 천지가 폭발하면 그 속에 담긴 물 20억 t이 넘쳐 1시간 후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이 잠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화 후에는 심각한 한랭화가 예상된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백두산 폭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화산에서 분출된 황산화물(용암가스와 화산재에 있는 황산입자가 혼합된 물질)이 햇빛을 반사해 한반도 일대 기온이 2개월간 2도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 인한 전염병 유행, 농작물 피해 등을 비롯해 대량 탈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문제는 북한 사회가 이런 자연재해에 대처할 능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자연재해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백두산이 분화되면 북한 체제 유지에 부담이 되는 수준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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