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은 1일 오전 11시 밀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믿어왔던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로부터 배신당하고 분노와 절망으로 힘들어하는 시민 여러분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죄인이 된 심정”이라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 직계인 조 의원의 회견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이뤄졌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로 한나라당의 친이, 친박(친박근혜) 지형에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영남권 친이계 의원들이 신공항을 대선 공약으로 추진할 뜻을 밝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미래 권력인 박 전 대표 쪽으로 친이계의 엑소더스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당장 조 의원은 “신공항 문제에 있어선 박 전 대표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특임장관을 지낸 친이계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발표 직후 “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민과 한나라당에 대해 응분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구 의원들의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렸다. 홍사덕 서상기 유승민 의원 등 친박계가 대부분인 서명 명단에는 주 의원과 이명규 의원도 참여했다. 주 의원은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는 대구 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지는 것을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
영남권의 한 친이계 의원은 “내년 총선을 생각하면 박 전 대표와 따로 가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선 “신공항으로 이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내년 총선에 공천을 못 받으면 오히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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