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박근혜 “신공항 얘기요? 오늘 안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MB와 대립각 의식 말 아껴… 친박 “MB 탈당요구 부적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4일 자신의 지역구(달성)가 있는 대구를 찾았다. 지난달 31일 방문했을 땐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비판했지만 나흘 만에 다시 찾은 대구에선 신공항을 비롯한 현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대구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달성군에서 열린 ‘ITS(지능형교통체계) 기반 지능형 자동차 부품 시험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기자회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오늘 (축사 외의 다른 얘기는) 안 해요”라고만 했다. 기공식에 이어 대구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대구 연구개발(R&D) 특구 출범식’에 참석해서도 현안에 대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이명박 대통령과 신공항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려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우고 박 전 대표 자신도 약속해온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비판한 것은 신뢰를 중시해온 박 전 대표로서 당연한 선택이었을 뿐 다른 의도가 없었다는 얘기다.

친박(친박근혜)계에선 신공항 백지화에 격앙된 친박계 대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터져나온 ‘대통령 탈당 요구’가 부적절하다는 내부 비판도 제기됐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사과한 만큼 탈당 얘기는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의원들은 감정을 추스르고 대안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현기환 의원도 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공항에 대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확연히 다른 견해를 보이지만 이것이 갈등으로 비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서 최고위원은 그러면서도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에 대해 “정치 지도자들이 정부에 종속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마디했다. 그는 특히 “정 전 대표는 지난해 경남도지사 선거 지원유세에서 ‘이달곤 후보를 뽑으면 신공항이 밀양으로 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그런 발언부터 사과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대구=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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