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와 비공개로 오찬을 함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에 반발하는 지역주민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고 청와대는 6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주민들의 상심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부는 지역발전 정책을 더욱 촘촘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하지만 지역주민 위로 차원에서 만든 자리를 굳이 비공개로 한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두 광역단체장이 과학비즈니스벨트 분산 유치 등 관심사항을 직접 건의했는지가 관심사다. 이들 단체장이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오찬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해당 지역의 민심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언론은 이 대통령이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경북 배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고, 이에 충청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이에 정 수석은 “오찬 자리에선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과’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신공항이 백지화됐지만 그렇다고 지역발전을 안 챙기겠다는 게 아니라는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두 광역단체장이 지역사업 건의서로 보이는 보고서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긴 했지만 오찬 자리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에 대해 직접 얘기가 오간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청권에선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대구 등에도 나눠주는 방안이 이 대통령과 두 광역단체장 사이에 거론된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7일 허남식 부산시장과도 비공개 면담을 하고 신공항 건설 백지화 결정의 배경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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