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D-13]김해을 단일화 패배 후유증

  • Array
  • 입력 2011년 4월 14일 03시 00분


손학규 “살점 도려내”… 민주 “이러다 한곳도 못건질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게 된 민주당이 경선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 연대’를 통해 강원지사 선거와 3곳의 국회의원 선거 중 2곳에 출전했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전패(全敗)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선거 시작 전부터, 후보도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적으로 ‘야권연대’를 외치다 이게 무슨 꼴이냐. 유시민을 명실상부한 대선주자로 키운 8할은 민주당”이라며 “이참에 야권연대 문제를 근본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당 지도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한 중진 의원은 “유 대표의 안티세력이 경기 성남 분당을 등 각 선거 지역에서 결집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유 대표는 민주당에는 ‘미운 오리 새끼’지만 한나라당엔 ‘파랑새’인 셈”이라고 했다.

손학규 대표의 심경도 복잡했다. 손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해을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진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전남 순천에선 (무공천으로) 뼈를 깎아냈고 김해에서는 살점을 도려냈다”면서 “당 대표로서 김해을에서 민주당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되지 못한 데 대해 당원 동지들에게 뭐라고 송구함을 표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4·27 재·보선 야권 단일화 협상 완료를 선언하며 필승을 다짐하는 야4당 대표의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죄송하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자 손 대표는 “죄송은요 뭘, 수고했어요”라고 했지만 심사는 복잡해 보였다. 유 대표도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후 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김해을 후보가 결과적으로 아깝게 돼서 (손 대표가) 대표로서 굉장히 당 안팎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한다. 인간적으로 마음의 부담이 된다”며 “손 대표의 성남 분당을 선거 승리를 위해 (선거운동 기간인) 13일 동안 분당에만 있으라고 한다면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유 대표의 지원 의사에 선뜻 화답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 대표의 말은 야4당 대표 중 한 명으로서 야권연대를 위해 한 얘기일 것이다. 구체적인 실무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며 “분당 주민들의 자존심이 강해 선거 운동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손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분당은 ‘조용한 선거’가 전략”이라며 “(유 대표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지원 요청을 사실상 거절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유 대표는 김해을 단일화 과정에서 중재를 맡았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전에서 역할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이사장은 야권 공동선대위 상임고문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