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논의중이라는 美… 강력 부인하는 韓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6일 03시 00분


미국 국방부는 13일(현지 시간) 한국과 미사일방어(MD) 협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래들리 로버츠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한국과 양자적인 MD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미래의 탄도미사일방어(BMD) 프로그램의 유용성에 대해 한국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양국이 최근 요구 분석을 실시할 수 있는 약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13, 14일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두 기관은 이미 몇 차례 이런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 기관은 지난해 9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에 대한 공동연구를 시작하자는 약정서(TOR)를 체결했다.

국방부는 KIDA와 MDA의 공동연구가 한국의 MD 참여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을 강하게 부인했다. 군 관계자는 “KAMD는 남한을 위협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전투기 등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 본토에 대한 장거리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미국의 BMD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이 아시아 지역안보 차원에서 MD 계획에 참여해줄 것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릭 오라일리 MDA 국장도 청문회에서 “MDA는 현재 20개 이상의 국가와 MD 프로젝트나 연구, 분석을 하고 있다”며 “한국은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여러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측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16일 서울 방문을 계기로 원론적인 차원에서 MD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MD 참여 요구는 한국에 부담이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상승 단계나 대기권 밖에서 격추하는 고고도 방어계획에 한국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한국이 이 계획에 참여하면 기술개발에 대규모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에 직접적 위협은 ICBM이 아니라 사거리 300∼600km의 스커드미사일”이라며 “미국의 고고도 MD 계획에 참여하면 한국이 중국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Korea Air Missile Defense) ::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선 한반도 맞춤형 MD 시스템이다. 북한 스커드미사일 등 고도 100km 이하의 대기권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으로 하층 방어체계에 속한다. 반면 미국의 MD 체계는 사거리 55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하는 상층 방어체계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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