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해본 사람이 경제 살리기에 나을것”
“盧에 대한 향수 상당해… 단일화 효과 기대”
“어휴, 기사들끼리 만나면 얘기야 많이 하죠. 근데 이번에는 도통 모르겠다고들 해요. 좀 더 지나봐야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14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에서 기자를 태운 택시운전사 이일구 씨(69)는 이렇게 말했다. 부산 출신으로 장유면에서 3년째 살고 있는 김모 씨(66)는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는 도지사를 지내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예산을 제대로 타오려면 힘 있는 여당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용 씨(58)도 “기업 유치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는 총리 후보자 출신인 김 후보가 잘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마산 출신 자영업자 주성효 씨(50)는 “여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아니냐. 사람들과 식사하거나 술을 마시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아직까지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최민기 씨(39)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출신 전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표가 갈리는 바람에 민주당 후보가 시장이 됐다. 이번에 야권은 후보를 단일화한 반면 한나라당은 아직도 조직이 갈린 후유증이 남아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여론조사에 별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12일 실시된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KRC)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 지지율은 39.1%, 이 후보는 45.2%였다. 13일 창원MBC가 KRC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47.7%)가 김 후보(40.2%)를 7.5%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어느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느냐’고 물은 조사에서는 김 후보(38.5%)와 이 후보(35.6%)가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결국 신도시인 장유면과 내외동이 표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가 많았다. 김해을 선거구의 전체 유권자 21만여 명 중 14만6000여 명(69.5%)이 이 지역에 살고 있다. 신도시 젊은층의 표심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김 후보와 이 후보가 모두 롯데마트 장유점 뒤에 나란히 선거사무소를 차린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후보 측은 비교적 보수 성향이 강했던 내외동마저 지난해 6·2지방선거 이후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김 후보 선거사무소의 이유갑 상황실장은 “김 후보가 이 지역 출신이 아니라서 아직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며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상 선거사무장은 “갈라진 지지층을 하나로 묶어 김해 발전에 몸을 던지겠다는 각오로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노무현 향수’뿐만 아니라 젊은층의 현 정부에 대한 불만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면서도 걱정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야4당 공동선거대책위원회 천호선 대변인은 “김해가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율이 45%를 넘는다. 민주당과 참여당의 지지율을 합해도 35% 정도”라고 말했다. 김태호 후보는 ‘나홀로 선거’를 치른다지만, 한나라당에서 14일부터 부산·경남·울산 의원들이 동(洞)별로 나눠 뛰는 것도 이 후보 측으로선 여간 신경 쓰이는 대목이 아니다.
이날 장유면에서 열린 이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배우 문성근 씨를 비롯한 친노(親盧) 인사가 대거 결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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