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개입 안한다” 선 그은 박근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4·27재보선 불개입 처음 밝혀
분당 ‘새마을 행사’도 안갈듯… 黨선 ‘朴마케팅’ 활용 본격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일 4·27 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 측은 “선거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게 박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밝혀 왔지만 박 전 대표가 직접 이번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분당에 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선거에 개입 안 한다”고 말했다.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판세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당내에서 나오는 ‘선거지원 요구’에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당내에선 최근 정두언 최고위원과 친이(친이명박)계 장제원 의원이 언론 인터뷰와 트위터 등을 통해 박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을 요구하는 등 그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2일 분당구 율동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열리는 ‘새마을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개한 새마을운동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박 전 대표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행사장소가 분당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기념식은 지난달 ‘새마을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뒤 처음 열리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박 전 대표가 분당에 발을 딛지 않으려는 이유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후보로 나왔기 때문 아니냐는 풀이도 내놓고 있다. 분당을 선거 지원에 나서 굳이 대선 전초전처럼 비치게 만들면 손 대표의 몸값만 올려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분당과 달리 도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강원지역엔 지난달 당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특위 고문 자격으로 두 차례나 방문하며 사실상 ‘간접 지원’을 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 불개입을 명확히 했지만 당 지도부는 분당을 선거에도 최대한 ‘박근혜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안상수 대표가 전날 대구 경북 의원 20여 명에게 분당을 선거 지원을 요청한 게 대표적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친박(친박근혜)계가 대부분인 대구 경북 의원들이 선거운동에 나서면 일정 부분 박 전 대표가 오는 효과를 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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