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평양을 방문하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사진) 일행이 28일 방북 일정을 마친 후 전용기를 타고 곧바로 남한으로 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21일 “카터 일행이 전용기편으로 서해상 공해를 거쳐 서울로 곧장 오겠다는 희망사항을 전달해 왔다. 현재 우리 정부와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전직 국가수반 모임인 ‘엘더스 그룹(The Elder's Group)’에 속한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과 함께 26∼28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달 엘더스그룹 관계자들이 방한했을 때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이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과 혹은 유감 표시를 전달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전혀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당국자 혹은 김정일 위원장이 (제3자인) 카터 전 대통령에게 사과를 할 이유도 없지만, 사과를 한다 해도 이는 하늘에 대고 사과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객 총격,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잇따른 도발의 피해자인 한국이 아닌 제3자에 내놓는 사과는 진정성을 찾을 수 없고 형식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다만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이 서울로 들어와 이명박 대통령 면담을 희망한다면 수용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일재원과 국제협력’ 주제 토론회 축사에서 “지금은 남북대화 자체보다는 그 내용이 중요하다”며 “천안함 연평도 문제에 대해 북한이 지금까지와 다른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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